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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사 과정에는 열이 발생한다. 인체 내에서 발생한 열은 대부분 피부를 통한 복사, 전도, 증발 등의 기전으로 소실되고, 일부는 소변이나 대변으로 소실된다. 체온은 열 생산과 열 소실의 균형에 의해서 유지되며, 정상인은 체온을 좁은 범위 내에서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체의 모든 화학 반응은 체온에 절대적으로 의존적이어서, 체온이 37℃로 유지될 때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모든 효소의 기능이 가장 활성화된다. 체온이 34℃ 이하로 내려가면 화학반응이 너무 느려져서 모든 생리적 기능은 억제되고, 42°C보다 높으면 모든 조직이 불가역적인 손상을 받게 된다.
무척추동물은 기온의 변동에 따라서 체온이 변하지만, 척추동물은 체온을 조절하는 기전이 발달하여 있다. 그러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은 체온조절 능력이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기온에 따라서 체온의 변화가 비교적 크므로 변온동물(cold-blooded animal)이라 한다. 포유류나 조류는 외부 온도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는 항온 동물(warm-blooded animal)이다. 그러나 동면하는 포유동물은 깨어 있을 때는 항온을 유지하지만, 동면 중에는 체온이 떨어진다.
1. 정상 체온
사람의 정상 체온은 측정하는 부위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측정하는 구강 온도는 37°C이지만 직장온도는 구강 온도보다 0.5°C 높다. 직장온도는 외부 온도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으면서 인체 내부의 온도를 잘 나타내기 때문에 심부체온(core temperture)이라 한다.
체온은 하루 중에도 0.5~0.7°C의 변동을 보여 아 6시경에 가장 낮고 초저녁에 가장 높다. 남성에서 고환의 온도는 정자생산을 위해 32°C를 유지하도록 조절되며, 여성에서는 배란 직후에 체온이 약간 상승한다.
2. 열 생산(heat production)
심한 운동을 하거나 흥분하면 체온이 상승하며, 특히 운동 시에는 직장온도가 40°C까지 증가한다. 이때에는 열 발산 기전이 활발하게 작동한다. 인체에서 발생한 열의 대부분은 혈류를 따라 몸의 겉면으로 이동하며, 일부는 조직을 통해서 체표로 전도된다.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면 열 소실이 증가하고 피부의 혈관이 수축하면 열 소실은 적어진다.
3. 열 소실(heat loss)
실내에서 옷을 벗은 상태에서 피부를 통한 열 소실의 66%는 복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복사(radiation)는 적외선에 의한 열의 이동으로, 난로로 방을 덥히는 것 과같이 물체 간의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열전달 수단이다.
피부를 통한 열 소실의 18%는 전도에 의한다. 전도(conduction)는 직접 접촉하고 있는 두 물체 사이에 서 일어나는 열전달 방식이다. 추운 곳에서 젖은 양말을 신고 있으면 동상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물을 통한 열전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때 공기의 이동인 대류(convection)는 열의 전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더울 때 선풍기를 틀면 시원해지는 것은 대류에 의해 열 소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증발(evaporation)에 의한 열 소실은 약 22%로 피부나 호흡을 통해 수분이 증발할 때 많은 양의 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 1mL가 증발할 때 소실되는 열량은 0.58kcal이다. 운동이나 일할 때 상승한 체온은 주로 땀의 증발을 통하여 정상으로 돌아간다. 안정상태의 피부나 호흡을 통한 수분의 소실을 불감 손실 (insensible water loss)이라 하는데 하루에 불감 손실로 증발하는 수분량은 약 800mL이므로 이를 위해 소모되는 열량은 12~16kcal이다. 불감 손실은 체온조절 과는 별로 관계가 없지만, 개와 같은 동물은 더울 때 빠르고 짧은 호흡(panting)을 함으로써 수분 증발을 통해 체온을 배출한다.
의복은 피부와 의복 사이의 공기층을 확보하게 하므로 단열층을 두껍게 하는 한편 대류를 억제하기 때문에 열 소실을 감소시킬 수 있다. 조류는 피부를 감싸고 있는 깃털로 인해 열 소실이 억제되며 또한 기온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4. 체온조절의 기전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냉난방기에 의해 실내 온도가 조절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냉난방기에는 실내 온도의 변동에 민감한 온도감지기가 있어서 실내 온도가 온도조절장치의 설정온도보다 높아지면 찬 바람을,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따뜻한 바람을 낸다.
사람의 체온은 더욱 복잡한 생리적 기전에 의해서 조절된다. 냉난방기의 온도조절장치에 해당하는 체온조절 중추는 시상하부에 있으며, 37°C에서 체온이 유지되도록 설정온도(set point)가 조정되어 있다. 체온이 37°C보다 떨어지면 피부, 복강 장기 그리고 중추신경계에 분포하고 있는 온도감지기(sensor)가 체온의 변동을 감지하며, 온도감지기의 정보는 즉시 체온조절중추에 전달된다. 체온조절중추에서는 효과기(effector)에 적절한 명령을 보냄으로써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생리적인 기전이 작동한다. 효과기의 기능은 열 생산, 피부혈관 변화, 땀, 행동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체온조절중추의 설정온도보다 체온이 낮아지면 열을 직접 생산하거나 생성된 열을 보존하는 두 가지 기 전으로 체온을 높인다. 의식적인 근육운동이나 무의식적인 근육운동, 즉 떨림(shivering)을 통해서 열을 생성하거나, 피부혈관의 수축, 또는 옷을 더 입거나 몸을 움츠리는 행동을 통해서 열을 보존한다.
체온이 높아지면 땀, 피부 혈류 증가 그리고 체온을 낮추려는 행동 등의 열 발산 기전이 작동한다. 피부의 혈류 증가는 심부의 높은 체온이 혈류를 따라서 피부로 이동한 후 대기로 발산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서 더운 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얼굴의 혈류가 증가하여 열 발산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또한 피부 표면에 흐르는 땀이 증발할 때도 많은 양의 열이 발산되며, 옷을 얇게 입는다든지 찬 음료수를 마시고 또 찬물에 수영 하는 것 등은 행동을 통한 열 발산 방법이다.
5. 열(fever)
열은 많은 질병을 나타내는 증상의 하나이며, 특히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의 가장 중요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세균 혹은 염증으로 파괴된 조직에서 내독소(endotoxin) 등 독성물질이 분비되는데 이것을 발열원(pyrogen)이라 하며, 발열원은 단핵구, 대식세포 등에 작용하여 사이토킨을 생성한다. 이때 생성된 사이토킨 특히 인터류킨-1(IL-1)을 내인성 발열인 자(endogenous pyrogen)라 한다.
발열원은 체온조절중추의 설정온도를 37°C보다 높게 재설정(reset)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 체온조절중추의 재설정 온도가 높게 되는 것은 내 인성 발열원에 의해서 체온조절중추에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합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설정 온도가 40°C라면 현재 37°C인 체온을 40°C까지 높이기 위해 열 생산 기전이 작동하게 된다. 열 생산 기전이 작동하는 동안에는 오한과 추위를 느끼며, 반대로 재설정 온도가 다시 37°C인 원상태로 설정되면 열 발산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피부혈관이 확대되어 더위를 느끼며 땀을 흘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감기 등 감염이 있을 때 추위를 느끼면 발열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으며, 덥고 땀이 나면 체온이 내려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아스피린과 같은 해열제들은 체온조절중추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합성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열이 있을 때 높게 책정된 설정온도를 정상 온도로 낮추어 다시 설정해 준다. 이러한 해열 기전으로 인해 아스피린은 열이 있는 사람이 사용하면 높은 체온을 낮출 수 있지만 체온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다.
기침이나 통증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생리적 현상이지만 열이 인체에 미치는 생리적 의미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부분 세균은 정상보다 높은 체온에서는 성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보아 열이 있는 동안에는 다른 세균에 감염되지 않고, 또한 높은 체온에서는 항체의 형성이 잘되는 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매독의 치료에 발열법을 이용하였으며 최근에는 암 치료에 온열 법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칫 과도하게 높은 체온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므로 전문가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반응형